시간을 멈추는 능력
Korean

시간을 멈추는 능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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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ictio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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daily life

아침 7시 직전이다. 예열된 오븐에 크루아상 4개를 넣는다. 매일이랑 같이 눈꺼풀이 무겁게 느낀다. 나는 커피 안 마시면 절반의 사람 뿐이다. 커피 내리는 동안 창문에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. 서 있으면서 잠들면 젠장이다. 쏟아지는 햇빛이 내 피곤한 눈을 간지럽힌다. 잠들지 마라. 커피를 컵에 따라서 내 입술로 들어올린다. 눈 감아서 아침의 처음 컵을 완전히 음미하려고 한다. 완전히 균형 잡힌 하이로스트콩의 풍미가 내 입맛을 사로잡는다. 오늘처럼 조용한 순간이 영원히 안 지나갔으려면 얼마나 해 줘야 되는데!

컵 안에 있는 내 소중한 까만 액체를 내려다본다. 근데 뭐가 이상하다. 평소보다 더 무거운 색깔이다. 빛이 반사 안 되듯이 깊은 검은색이 되었다. 아니, 내가 처음 보는 검정색보다 진한 색조다. 빛을 소모하는 동그라미의 모양인 블랙홀 같다. 아니, 내가 미쳤다. 다시 내려다보니 그대로 새까만색이 나를 틀림없이 마주한다. 잠 더 자야 되겠다.. 내 눈을 문지른다.

얼굴에 찬물 한 방울이 필요하기로 해서 욕실에 간다. 딱 들어오는 순간, 방의 가구가 다르게 느꼈다. 시선을 찬장에서 타일로 그리고 샤워기로 이끈다. 방이 커진 것처럼 느껴진다. 거울을 향한다. 아니, 이거 말도 안 되는데. 몸을 살짝 움직인다. 한 걸음 오른쪽으로 한다. 왼쪽으로.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볼 수 없다. 무릅이 떨리기 시작하는 걸 느낀다. 나는 큰 충격을 먹는다.

이때쯤은 크루아상이 오랫동안 완료돼 있는 거 겠지 깨달고 서둘러 부엌으로 돌아간다. 고소한 버터랑 구운 반죽의 냄새를 맡는다. 크루아상을 접시에 담아서 조리대에 올려놓는다. 크루아상을 마음껏 한 입 배어묻는다.

핸드폰의 타이머의 멈춘 시간을 눈치 안 채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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